정월 대보름날 오곡밥에 대한전설
신라 시대, 임금 소지왕이 정월 대보름에
천천정으로 행차하기 위해 궁을 나섰는데,
갑자기 까마귀와 쥐가 시끄럽게 울었다.
그리고는 쥐가 사람의 말로 왕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까마귀가 가는 곳을 따라가 보옵소서."
그러자 임금은 신하를 시켜 까마귀를 따라가게 했다.
신하가 까마귀를 어느 정도 따라가다가 어느 연못에
다다랐을 때 두 마리의 돼지가 싸움을 하고 있었다.
신하는 돼지 싸움을 보다가 그만 까마귀를 놓쳐 버렸다.
조금 있으니까 연못에서 노인이 나와서
신하에게 편지봉투를 주고는
"그 봉투 안의 글을 읽으면 두 사람이 죽을 것이요,
읽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을 것입니다."라고 말하고는 사라졌다.
신하가 궁에 돌아와
임금에게 편지봉투를 주면서 연못 노인의 말을 전했다.
임금은 두 사람이 죽는 것보단
한 사람이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편지를 읽지 않으려 했는데 옆에 있던 일관이 말하기를
"전하, 두 사람이라 함은 보통 사람을 말하고,
한 사람이라 함은 전하를 말하는 것이니,
편지의 글을 읽으시옵소서."
일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임금은
편지의 글을 읽어 보았다. 그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射琴匣(사금갑; 거문고 갑을 쏘시오)'
임금은 곧 거문고 갑을 활로 쏘았다.
그리고 거문고 갑을 열어보니 두 사람이 활에 맞아 죽어 있었다.
이 두 사람은 왕비와 어떤 중이었는데,
중이 왕비와 한통속이 되어 임금을 해치려 했던 것이었다.
그로부터 정월 대보름을 오기일(烏忌日)이라 하여
찰밥을 준비해 까마귀에게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생겼다고 한다.
*아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대보름 다음날인
음력 1월 16일은 '귀신날'이라고 하여
이날 집 밖을 나가면 귀신이 들러붙는다고 해서
외출을 피하고 집에서 지내는 날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설날-대보름 동안 신나게 놀고 나서
하루 정도 조용히 지낸 뒤
생업에 종사하기 위함이 아닌가 하는 해석도 있다.
이 날에는 집에서 키우는 개에게 밥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이날 밥을 주면 개의 몸에 벌레가 꼬이고
쇠약해진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잘 먹지 못한 채 지내는 모습을 뜻하는
'개 보름 쇠듯 한다'란 속담도 있다.
- 옮겨 온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