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사랑 > 아름다운 이야기

참여마당


아름다운 이야기

반쪽사랑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보문사 작성일2016.05.05 조회5,634회 댓글0건

본문


      달팽이의 반쪽 사랑 아주 오랜 옛날의 이야기 입니다. 아무도 살지 않는 숲속 구석에는 달팽이 한마리와 예쁜 방울꽃이 살았습니다. 달팽이는 세상에 방울꽃이 존재 한다는 것만으로도 기뻤지만 방울꽃은 그것을 몰랐습니다. 토란 잎사귀 뒤에 숨어서 방울꽃을 보다가 눈길이 마주치면 얼른 숨어버리는 것이 달팽이의 관심이라는 것을 방울꽃은 몰랐습니다. 아침마다 큰 바위 두개를 넘어서 방울꽃 옆으로 와선, "저어 ,이슬 한 방울만 마셔도 되나요..? " 라고 하는 달팽이의 말이 사랑이라는 것을 방울꽃은 몰랐습니다. 비바람이 몹시 부는 날에 방울꽃 곁의 바위 밑에서 잠 못 들던 것이,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 속에서 자기 몸이 마르도록 방울꽃 옆에서 있던 것이 달팽이의 사랑이라는 것을 방울꽃은 몰랐습니다. 민들레 꽃씨라도 들을까봐 아무 말 못하는 것이 달팽이의 사랑이라는 것을 방울꽃은 몰랐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습니다.. 숲에는 노란 날개를 가진 나비가 날아 왔습니다. 방울꽃은 나비의 노란 날개를 좋아했고 나비는 방울꽃의 하얀 꽃잎을 좋아했습니다. 달팽이에게 이슬을 주던 방울꽃이 나비에게 꿀을 주었을 때에도 달팽이는 방울꽃이 즐거워하는 것만으로 행복해 했습니다. "다른 이를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은 그를 자유롭게 해주는 거야. "라고 민들레 꽃씨에게 말하면서, 까닭모를 서글픔이 밀려드는 것 또한 달팽이의 사랑이라는 것을 방울꽃은 몰랐습니다. 방울꽃 꽃잎 하나가 짙은 아침 안개 속에 떨어졌을 때.. 나비는 바람이 차가워진다며 노란 날개를 팔랑거리며 떠나갔습니다. 나비를 보내고 슬퍼하는 방울꽃을 보며 클로우버 잎사귀 위를 구르는 달팽이의 작은 눈물이 사랑이라는 것을, 나비가 떠난 밤에 방울꽃 주위를 자지 않고 맴돌던 것이 달팽이의 사랑이라는 것을 방울꽃은 몰랐습니다. 꽃잎이 다 떨어져 버리고 방울꽃은 이제 하나의 씨가 되어 땅위에 떨어져 버렸을 때, 흙을 곱게 덮어주며 달팽이가 말했습니다. " 이제 또 당신을 기다려도 되나요..? " 씨앗이 된 방울꽃은 그때서야... 달팽이가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 옮겨 온 글 --

대한불교조계종 보문사 우)23007 인천시 강화군 삼산면 삼산남로 828번길 44 보문사Tel. 032) 933-8271~3FAX. 032) 933-8270

Copyright ⓒ 2022 bomunsa All rights reserved.